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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 지역구] “승자는 PK 맹주” 김두관 대 김태호···‘낙동강 벨트’ 핵심 경남 양산을 대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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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작성일24-03-17 20:31 조회2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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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을이 4·10 총선에서 영남을 뛰어넘어 전국적인 격전지로 부상했다. 이 지역 현역인 재선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맞서 국민의힘은 3선 김태호 의원을 지역구를 옮겨 배치하면서 경남도지사 출신 현역 의원 간 대결이 펼쳐진다. 양산을 바로 옆인 양산갑엔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있어 양산은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경남 김해와 함께 민주당의 부산·울산·경남(PK) 지역 최후의 보루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4년 전 총선에서 9석 중 5석을 내준 낙동강 벨트 탈환과 영남 석권의 핵심 지역이다. 승리하는 후보는 각 당에서 PK 지역 맹주로 자리잡을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호·김두관 후보는 여론조사마다 오차 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리아리서치·MBC의 지난 10~11일 조사(501명)에선 두 후보가 각각 43%로 동률이었고, 엠브레인퍼블릭·YTN의 같은 기간 조사(503명)에선 김태호 후보 34%, 김두관 후보 41%였다. 지난 9~10일 케이스탯리서치·조선일보 조사(500명)에선 김태호 후보 41%, 김두관 후보 39%로 나타났다(세 조사 모두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 면접 방식.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양산을은 선거구가 신설된 20대 총선 이후 2번 연속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지만, 그 차이는 1%포인트대에 불과했다. 지난 대선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약 10%포인트 격차로 크게 이겼다. 국민의힘은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 영향력이 큰 낙동강 벨트 탈환을 위해 김태호 후보를 비롯해 PK 중진인 3선 조해진(경남 김해을)·5선 서병수(부산 북갑) 의원을 일찌감치 재배치했다.
두 후보는 모두 경남도지사를 지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김태호 후보는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으로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소속이던 김두관 후보를 물리치고 재선 도지사가 됐다. 이번 총선이 18년 만의 맞대결인 셈이다. 2010년엔 김두관 후보가 무소속 야권 단일후보로 경남도지사에 당선됐다.
두 사람의 정치 인생은 비슷한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점이 많다. 둘 다 고향에서 풀뿌리 정치를 시작해 중앙정치 무대로 나아갔다. 김태호 후보는 경남도의원으로 정치를 시작해 경남 거창군수, 역대 최연소 광역단체장을 거쳐 2011년 경남 김해을에서 처음 국회의원이 됐다. 시골 이장으로 시작한 김두관 후보는 경남 남해군수, 참여정부 초대 행정자치부 장관, 경남도지사를 거쳐 2016년 경기 김포갑에서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 뒤 지난 총선에서 경남으로 복귀해 당선됐다. 두 사람은 모두 이번 총선에서 각 당 영남권 선대위원장을 맡아 지역 선거를 책임지는 위치다.
두 후보는 서로 유사한 총선 공약을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특히 부울경 메가시티 통합청사 유치를 공약한 김두관 후보 측은 김태호 후보가 양산을 부울경 메가시티 중심도시로 만들겠다고 하자 국민의힘 시도지사가 메가시티를 파기할 때 김태호 후보는 무엇을 했는가라며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메가시티를 말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문재인 정부 때 민주당 소속 PK 광역단체장들이 추진한 부·울·경 메가시티를 윤석열 정부가 좌초시켰다는 것이다.
18년 만에 맞붙는 김태호·김두관…여론조사마다 오차범위 내 ‘접전’
문 전 대통령 영향력을 두곤 평가가 엇갈린다. 김두관 후보는 문 전 대통령 사저가 바로 옆인 양산갑에 있는 만큼 공천 파동을 겪으며 떠난 친문 지지자들의 재결집을 기대한다. 그는 지난 6일 민주당 경남지역 출마자들과 함께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김두관 후보 측 관계자는 처음엔 뒤졌지만, 공천 논란이 지나가면서 지지율이 회복됐다며 이번 선거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이고, 윤석열 정부가 부·울·경 메가시티를 해체한 책임을 강력하게 묻겠다고 밝혔다. 반면 김태호 후보 측은 문 전 대통령이 민주당 지지자들을 결집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중도층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태호 후보는 여당 중진의원이란 점을 내세워 실행력을 앞세우겠다는 전략이다. 김태호 후보 측은 지역 현안이 많았는데 (김두관 의원이) 해결한 게 없다는 여론이 많다며 중앙정부·도지사·시장 모두 여당인 만큼 힘 있는 국회의원까지 함께 호흡을 맞춰야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밝혔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 멤버다. 2011년 범야권 대통합 물결에 몸을 실었다. 혈혈단신으로 진보신당을 떠나 민주당원이 됐다. 민노당 후보로 두 번 총선에서 낙선한 박용진은 민주당 간판을 달고 20·21대 국회의원이 됐다. 20대 국회에서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4조원대 차명계좌 문제를 제기해 당국이 과세하도록 하는 등 재벌 저격수로 불렸다. 비리 유치원 명단을 공개했다. 국회를 통과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의 별칭은 ‘박용진 3법’이었다. 법안에 의원 이름 붙는 거, 흔치 않다. 21대 총선 서울 득표율 1위는 그냥 된 게 아니었다.
박용진을 주목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민주당의 97세대 대표 주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에겐 계파와 세력이 없었다. 친문재인·친이낙연·친이재명 어디에도 속한 적 없는 늘 비주류, 이질적인 존재였다. 관계에 얽매일 필요가 없으니 발언도 소신껏 했다. 여기저기서 펀치가 날아왔다. 여당 시절 조국 사태를 비판하자 친문 지지층은 ‘당 나가라’는 문자폭탄과 욕설을 퍼부었다. 지난 대선 경선에선 유력 주자 이재명을 집중 공략했다. 대선 패배 후 전당대회에선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에 날을 세웠다. 이 대표가 공언한 불체포특권 포기를 이행하라고 요구한 그는 ‘수박’이 됐다. 주류에게 그는 ‘내부 총질러’일 뿐이었다.
박용진의 3선 도전이 좌절됐다. 서울 강북을 후보 경선 결선투표에서 정봉주 당 교육연수원장에게 졌다. 강북을은 박용진의 사반세기 정치적 근거지였다. 정봉주는 연고도 없는 곳에 박용진을 잡겠다고 찾아온 친명이었다. 박용진은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는 순간 분노, 당혹, 황당, 슬픔, 어이없음, 좌절, 허탈, 억울함이 밀려왔단다. 당은 ‘박용진이 왜’라고 의아해하는 국민들에게도 설명하지 않았다. 박용진은 과하지욕을 견디겠다며 경선을 받아들였다. 친명 강성 당원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정봉주에 득표율이 앞섰지만, 30% 감점 영향은 절대적이었다. 김한정·윤영찬 등 스스로 하위 20%라고 커밍아웃한 의원들이 죄다 떨어진 그 경선을 박용진도 피하지 못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공천을 혁신공천을 넘어 공천혁명이라고 했다. 2022년 당대표 경선 때 박용진도 공천 걱정하지 않는 당을 만들겠다고 약속하고, 지난달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선 ‘명문(이재명·문재인) 정당’을 다짐했지만 허언이었다. 비명만 솎아내는 혁명에 당 원로들이 공개적으로 우려했다. 혁명이 진행될수록 정당 지지율은 떨어졌다. 국민들 눈에 그렇게 비치는데 성공적 혁명일 리 만무하다.
이런 혁명에 횡사한 건 비명만이 아니었다. 보수정당과 차별화되는, 민주당의 69년 정치적 자산이자 정체성인 ‘민주’도 휩쓸렸다. 한 가지 의견만 있으면 이미 결론이 난 거다. 다른 의견이 있어야 토론이 된다. 때로는 시끄럽다. 하지만 그렇게 의견을 모아가야 민주 정당이다.
박용진은 왜 당권파 지지층의 공격을 받을 줄 알면서도 ‘입틀막’을 하지 않았을까. 그는 이렇게 얘기했었다. 저라고 쓴소리하는 게 즐거운 일이겠습니까. 당을 사랑하니까 그 일을 하는 거죠. 박용진을 통해 민주당의 다양성이 살아 있음을 보여줄 수는 없었나. 민주당은 어쩌다 이런 정치인 하나 품지를 못하고 박절하는 정당이 되었나.
‘총선용 의료대란’, 결자가 해지하라
숫자 너머 사람을 보라
손흥민의 ‘캡틴 리더십’
박용진은 경선 결선 투표를 앞두고 정치적 손해에 발끈하고 눈앞의 이익에 민첩하게 움직이는 게 똑똑한 정치라면 저는 그냥 바보하겠다고 했다. 패배 후엔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묵묵히 헌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광야로 나가는 그의 발길이 어디에 닿을지는 그조차 모를 것이다. 박용진의 행보는 차차 지켜볼 일이다.
민주당이 ‘비명 심판’에 몰두하는 사이 4·10 총선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계파색이 옅은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3인 상임선대위원장 체제의 한 축을 맡고, 친문 고민정 최고위원도 돌아왔다. 분열의 씨앗을 통합의 모양새로 일단 덮었다. 김 전 총리는 이제 친명이니 친문이니, 이런 말들은 내다 버리자고 했다. 윤석열 정부가 남은 3년을 폭주할 것인가, 퇴행적 국정 방향을 돌려세울 것인가. 총선 결과에 달렸다. 선거를 목전에 둔 민주당은 신뢰를 많이 까먹었다. 지금이라도 민주당이 정권심판의 도구가 될 준비가 돼 있는지 자문해 보라. 준비가 됐다면 방향과 목표와 자세를 분명히 하고 지지를 호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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